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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Q "시간과의 싸움!"

영화와 함께 산책을...

by 짠가 2017. 9. 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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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NETFLIX) 자체제작 영화.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미디어, DVD 대여 서비스 등을 주업으로 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다.
영화와 드라마 등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데,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이 영화 이전에 본 ‘스펙트럴(Spectral, 2016)’이라는 영화는 주연인 ‘제임스 뱃지 데일’ 말고는 눈에 익은 배우가 없지만, 영화의 규모나 완성도는 헐리웃의 블록버스터 못지않게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 영화를 보고 넷플릭스 자체제작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일까.
같은 SF 영화 계열이어서 이 영화에 대해서도 꽤 기대를 했는데, 이 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소수의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작은 규모의 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주요한 테마인 ‘반복되는 시간’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낯이 익은 설정이다.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주인공이 죽으면 시간이 리셋 되어 다시 반복된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 와 설정이 똑같다.
이미 봤던 소재지만, 이 설정은 다시 봐도 상당히 재미있다.
영화의 규모는 작지만 의외로 상당히 흥미진진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영화.

등장인물:
렌튼(렌)(로비 아멜) - 남자 주인공.
해나(레이첼 테일러) - 여자 주인공.
파더(그레이 포웰) - 침입자들의 리더. 해나의 새 남자친구.
서니(숀 벤슨) - 침입자들의 일원. 블록의 멤버로 위장 침투한 토러스의 용병.
커즈(아담 버처) - 영화 시작할 때 ARQ 를 만져 감전사하여 죽어 있었던 남자(나중에는 죽지 않고 활동). 토러스의 용병.
브라더(제이미 스필척) - 침입자들의 일원.

그 외에 몇 명의 출연자들이 더 있는데, 영상물 속에 등장하거나 언제 등장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조연 들.
그리고 각 배우들의 액션 연기를 대신한 스턴트 배우들이 출연진의 전부다.
주요 출연진은 위에서 열거한 6명이 전부라고 보면 된다.

주의: 이야기에 약간의 반전이 있기 때문에 이하에 기록한 줄거리를 읽으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간략한 줄거리 정리.
미래의 어느 날.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자 인류는 에너지 전쟁을 벌이게 된다.
영화적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토러스’라는 최대 다국적 기업이 에너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벌인 것 같다.
거의 1년 만에 재회한 ‘렌튼’과 ‘해나’.
지난밤 오랜만의 만남에 긴 이야기를 나누다 늦게 잠들었고, 뭔가 깜짝 놀라며 일어난 ‘렌튼’이 시계를 본 시각은 아침 6시 16분.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게 붙잡혀 끌려가던 도중 탈출하는데, 뒤쫓아 온 괴한이 밀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죽는다.
그리고 다시 잠에서 깨어나는 ‘렌튼’.
마치 진짜 일어났던 일인 것처럼 기억이 또렷한데, 시계를 보니 아침 6시 16분이다.
꿈이라기에는 기억이 너무 선명하여 어리둥절한 그 순간, 괴한들이 침입하여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이번에는 끌려가던 도중 도망가지 않고 의자에 묶이는 ‘렌튼’과 ‘해나’.
그들은 ‘토러스’에 대항하는 ‘블록’이라는 집단으로, ‘렌튼’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훔쳐 활동자금으로 쓰려고 한다.
손발을 묶은 타이를 가위로 자르고, 전기 충격 기 장갑으로 그들을 제압하려다가 총에 맞아 죽고 만다.
그리고 또 잠(?)에서 깨어난 ‘렌튼’이 시계를 본 시각이 6시 16분.
‘렌튼’은 무한 에너지 장치 ‘ARQ’ 때문에 같은 시간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해나’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렌튼’이 죽지 않고 침입자들을 제압하려는 시행착오를 몇 번 반복하면서 ‘해나’도 잠에서 깨어난 후 이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에서처럼, 이들은 반복되는 시행착오를 통해 침입자들을 완벽히 제압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런 과정에 밝혀지는 진실.
사실 ‘해나’는 반군인 ‘블록’의 일원이고, 침입자들 중 ‘서니’는 ‘토러스’의 용병이었던 것이다.
‘해나’와 ‘서니’ 때문에 일이 점점 꼬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렌튼’ 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 점점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기 시작하고, 잠에서 깨어난 ‘렌튼’과 ‘해나’가 이들을 제압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토러스’의 사주를 받아 ‘렌튼’이 만든 에너지 장치를 가져갈 목적이었던 ‘서니’는 ‘ARQ’가 단순한 에너지 장치가 아니라 ‘타임머신’ 장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먼저 감전사한 ‘커즈’를 구하고 다른 팀원들을 모두 제거한 후 ‘ARQ’를 훔쳐가려 하는데.
‘해나’ 역시 거대 기업인 ‘토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ARQ’를 가져가려고 욕심낸다.
몇 번의 반복 끝에 침입자들이 모두 죽고 ‘렌튼’과 ‘해나’는 집에서 탈출하지만, ‘토러스’든 ‘블록’이든 ‘ARQ’를 가지도록 놔둘 수 없다며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ARQ’가 자기파괴를 하도록 입력하려는 순간 ‘해나’가 감전으로 죽고 만다.
‘해나’를 되살리기 위해 다시 시간이 반복되도록 ‘ARQ’를 작동시키는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여 다행히 ‘해나’도 무사하지만, ‘ARQ’의 로그 기록을 확인해보고는 경악을 한다.
‘ARQ’의 작동에 오류가 있었고, ‘ARQ’ 가 재부팅 되면 이들의 기억도 재설정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들은 이렇게 반복되는 시간은 몇 천 번 반복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토러스’에서 보낸 살인기계가 이들의 집을 부수고 들어오기 전, 이들은 동영상 메시지를 남겨서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려고 하는데.
실은 그 동영상 메시지조차도 이미 이전에 본 적이 있으나, 그 메시지가 중간에 잘려 정확히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는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동영상 메시지를 저장하는 그 순간, 살인기계가 문을 부수고 들어와 그들을 살해하고, 또 다시 잠에서 깨어나는 ‘해나’.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렌튼’이 아니라 ‘해나’가 먼저 깨어난다.)


주요 등장인물인 6명의 배우가 ‘렌튼’의 집 안에서만 움직이며 이야기가 전개되고, SF장르 영화이기는 하지만 ARQ 장비와 투명 디스플레이, ‘토러스’의 네 발 달린 무인 로봇 등의 특수 장비가 등장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과학적인 장비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드라마적 요소와 시간이 반복된다는 독특한 설정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때문에 SF장르 팬들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작품일 수 있지만, 한정된 자원과 적은 숫자의 배우들로 제법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독특한 영화.
영화는 제법 흥미진진하게 잘 만들어진 편이지만, 주인공 ‘렌튼’이 무한정 시간을 반복시키는 ‘ARQ’를 파괴하지 않고 계속 기계를 작동하게 놔두는 계기가 여자 친구였던 ‘해나’가 죽기 때문인데, 그런 감정적인 요소들이 관객을 깊게 몰입할 정도로 잘 연출되지는 못했다.
약간의 반전도 있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며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 재미가 제법 흥미롭지만, 이 역시도 관객의 뒤통수를 갑자기 탁 하고 친다 싶을 정도로 충격의 강도가 세지는 않다.
배우들이 연기를 제법 잘하지만, 푹 빠져들 정도로 깊이감이 있지는 않다.
‘반복되는 시간’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